역사이야기

고려판 로한의 기마대 김종현 기병의 등장, 전쟁을 끝내다

cky0214 2023. 12. 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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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요 3차 전쟁의 종착점, 귀주에서의 대회전이 펼쳐지고 있는 그 때 한 장수가 기병 1만을 이끌고 나타납니다. 밀고 밀리는 대 접전의 전황에서 고려의 최정예 기병은 거란의 후미부터 무너뜨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거란의 진형은 무너지고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게 됩니다. 이것이 귀주대첩이죠. 오늘 살펴볼 김종현이 이 1만 기병을 이끌고 전황을 완전히 뒤바꿔놓은 역할을 하게 됩니다.

 

김종현

 

이번 post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장수 김종현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동아시아 판세를 바꾼 여요3차 전쟁, 지도로 보는 귀주대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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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金宗鉉)


1. 그 역시 문신이다

김종현에 대한 기록은 거의 전무합니다. 그의 출생일부터 사망일도 없을 정도로 말이죠. 고려사에는 그가 고려초기 예부원외랑, 우간의대부, 우산기상시등을 역임한 문신이라고 적혀있습니다. 그 역시 비슷한 시기 다른 고려 지휘관이었던 강감찬, 강민첨 등과 같이 문신 출신 지휘관으로 활약하게 됩니다.

 

 

고려시대에는 과거제도에 무과가 없었고 야전 지휘관의 경우 문신이 맡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를 용인하는 분위기였다고 합니다. 문관이어도 이 당시에는 병법을 알아야 과거에 급제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당시 고서에는 손자병법과 같은 병법서도 포함되어 있었겠지요. 

 

김종현

 

아무튼 문신으로 출발한 김종현은 강감찬과 인연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1011년(현종 2년) 관리를 감찰하는 감찰어사에 임명되었고, 이후 전쟁이 발발하는 1019년 정월 강감찬 휘하에서 병마판관(兵馬判官)으로 군사를 이끌게 됩니다.

 


2. 여요3차 전쟁의 발발

1010년 2차 전쟁 이후 국지적으로 고려 서북면 일대를 공격하던 거란이 1018년 12월 초 소배압을 도통으로 삼아 10만 대군을 동원하여 본격적으로 고려를 침공합니다. 이 10만의 군대는 거란의 최정예로 황제의 친위군이었던 우피실군도 섞여있던 당대 동아시아 최강의 군대였습니다. 

 

 

하지만 고려도 8년 동안 가만히 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현종 및 강감찬이 중심이 되어 강동6주 길목에 추가적인 성을 쌓았고, 와해되었던 주력군을 다시 키워 20만의 대군을 양성하는 듯 철두철미하게 준비합니다. 이 때 강감찬은 과감하게 본군을 흥화진에 전진시킵니다. 개전 초기부터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였지요. 

 

흥화진 본진

 

김종현

 

김종현은 강감찬 상원수 밑에서 병마판관의 위치로 군에 참여하게 됩니다. 

 

거란군이 압록강을 건넌 이후 흥화진 동쪽 삼교천에서 수공으로 거란군을 크게 이겼지만 이는 낚시였습니다. 거란 본군은 이를 무시하고 곧바로 개경을 향해 직도(왕성만 점령) 전략을 실행합니다. 마치 2차 세계대전 독일의 전격전과 같이 도박스러운 작전이었습니다. 거란 기병의 힘을 대단히 믿고 있었던 것이지요. 또한 실전 경험이 풍부했던 소배압은 금새 전열을 정비하여 개경으로 남하하게 됩니다.

 

 

또한 진격로 역시 그동안의 침투 경로와는 다르게 서쪽 평야가 아닌 동쪽 산길을 선택하며 고려군의 눈을 속이게 됩니다. 허를 찔린 고려군은 강민첨과 조원으로 하여금 이를 뒤쫓게 하였으나 이미 서경 가까이까지 깊숙히 남하했지요. 그러나 고려군도 빨랐습니다. 거란군을 따라잡아 서경성 동북쪽 내구산과 마탄에서 거란을 크게 물리칩니다. 

 

내구산과 마탄

 

거란의 산길 진격

 

그러나 아뿔사 이것도 미끼였던 모양입니다. 소배압의 본진은 위 내구산과 마탄에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대로 서경을 지나쳐 개경으로 향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역시 북방 기병의 속도란 놀라웠습니다.


3. 기병으로 거란을 쫓다

거란은 예상을 께고 서경쪽의 서쪽 평야가 아닌 동쪽 산길을 따라 남하하는 깜짝 놀랄만한 진격을 하게됩니다. 이에 놀란 상원수 강감찬은 김종현으로 하여금 정예기병 1만을 인솔하여 거란 추격을 명하게 되고 영화같은 추격전이 벌어집니다. 

 

거란군 진격

 

또한 동북면 병사 3300명에게도 거란추격을 명하게 하나 거란군은 빨랐습니다. 이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개경 근처 신은현에 도착, 진을 치게 되지요. 하지만 현종의 결사 항전과 청야작전으로 개경함락이 쉽지 않자 후방의 고려군의 추격과 보급의 문제, 퇴각로가 끊기는 것을 두려워한 소배압은 퇴각을 결정하게 됩니다. 점점 조여오는 포위망도 큰 부담이었지요. 

 

 

이때 김종현은 1만의 기병을 가지고 현종을 보호하기 위해 개경으로 입성하였으나 현종의 명령으로 퇴각하는 거란군을 다시 뒤쫓게 됩니다. 영화같은 추격전이 다시 시작된 것이지요.  

 

거란군 퇴각

 


4. 영화와 같은 김종현의 등장

신은현에서 퇴각하던 거란군은 귀주 근처 평원에 도착하게 되고 , 이를 미리 예상한 듯 강감찬도 귀주 평원에 진을 치고 거란군과 소배압을 기다리게 됩니다. 강감찬과 20만 고려군은 26년간의 전쟁을 마무리하고자하는 결의에 차 있었지요. 하지만 거란과의 대회전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8년전 강조가 30만 대군을 이끌고 하루만에 패배하기도 했으니깐요. 

 

거란군 귀주

 

귀주 평원에서 양측은 도합 30만의 병사가 서로를 향해 진을 칩니다. 양쪽 모두 배수의 진을 칩니다. 양쪽 모두 이것이 마지막 전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거란도 이 전투는 퇴각하기 위해서는 절대 피할 수 없음을 알지요. 귀주성앞 평야에 대규모 포진을 하고, 죽고 죽이는 대회전이 시작됩니다. 

 

귀주 전투

 

고려군은 군사의 수는 많았으나 날랜 거란군에 고전하고 있었으며, 바람의 방향도 북서풍이 불어 화살이 쉽게 날라가지 않는 등 매우 고전하게 됩니다. 겨우 병사의 수로써 접전을 벌일 수 있었으며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거란군의 뒷편에서 갑자기 김종현이 이끌던 고려 정예기병 1만이 등장합니다. 개경에서 현종의 명을 받아 거란군의 뒤를 쫓던 김종현이 드디어 귀주 벌판에 등장한 것이지요. 귀주에서의 물고물리는 팽팽한 균형의 대회전을 목격한 김종현은 주저 없이 거란군 후방을 향해 돌격합니다. 

 

김종현 등장

 

마치 반지의 제왕에서 펠렌노르 평원에 로한의 기마대가 출현한 것 처럼 말이지요. 그대로 돌격한 김종현은 팽팽하던 대회전의 균형을 완전히 깨뜨려 버리게 됩니다. 

 

로한 기마대

 

로한 기마대

 

로한기마대

 

또한 바람의 방향도 남동풍으로 바뀌어 고려군은 천군만마를 얻은 듯 거란군을 압박하고, 앞뒤에서 공격을 받은 거란군은 진형이 흐뜨러지게 되고 그대로 고려의 포위 섬멸전에 대부분 희생됩니다. 살아돌아간 자가 수천에 불과할 정도의 대패였지요. 

 

 

김종현이 대회전이 한창 진행중이던 사이에 습격한 것이 의도적이었는지 아니면 개경에서부터 쉬지 않고 달렸으나 거란군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전투를 위해 중간 중간 재정비 및 말들을 쉬게 했을 수도 있고요. 

 

아무튼 김종현은 1만이나 되는 기병을 이끌고 거란을 훌륭히 추격하여 박살내버리는 전공을 세우게 됩니다. 

 

이 공으로 예부원외랑이 되고 1031년(덕종 즉위년) 우간의대부에 올랐고, 이듬해 우산기상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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