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이야기

[고사성어] 유언비어(流言蜚語)의 뜻과 유래 - 한나라 두영

cky0214 2024. 4. 15.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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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시대, 여러가지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여기저기서 떠도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이로인해 피해를 보거나 이득을 보는 사람이 분명 존재하지요.

 

유언비어

 

물론 사실로 밝혀지는 내용도 있겠지만, 많은 부분 거짓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 이런 떠도는 이야기를 뜻하는 고사성어가 바로 유언비어입니다.

 

이번 post에서는 이 고사성어에 대해 뜻과 유래까지 알아봅니다.

 

전무후무에 대한 post도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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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비어의 유래


1. 유언비어의 뜻

유언비어(流言蜚語)의 한자는 아래와 같습니다. 

 

흐를 류 말씀 언 바퀴 비 말씀어

 

이리저리, 여기저기서 떠도는 근거없는 소문, 이야기를 뜻하는 고사성어이자 사자성어입니다.

 

한자 그대로 풀이하자면, "흐르고 나는 말"이라는 뜻으로 근거 없이 널리 퍼진 소문을 이르는 말입니다. 

 

유언비어 중 "비"를 날 비()로 알고 계시는 분도 있는데요, 실제로는 날 비자를 쓰지않고 蜚를 飛의 통자(훈음이 같고 모양만 다름)로 사용합니다. 

 

요즘말로 하면 루머, 가짜뉴스, 떡밥, 카더라 등으로도 설명할 수 있겠지요. 

 

선거철이나 정치권, 아니 사람이 모여있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나 만들어질 수 있는, 인간과는 떼어놀 수 없는 성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비슷한 고사성어로는 가담항설(街談巷說), 가담항의(街談巷義), 도청도설(道聽塗說) 등이 있습니다.

 


2. 유언비어의 유래

유언비어라는 성어는 중국 한나라 경제때의 일화에 의해 유래됩니다.

 

전한시절 태후마마의 조카이면서 대장군이었던 두영(竇嬰,~기원전131년)이라는 실력자는 전국의 반란을 토벌하고 높은 관직까지 받게되어 그 위세가 대단했습니다.

 

한나라 두영

 

그러나 이런 권력자에게는 똥파리가 붙기 마련이지요.

 

이 중 전분(田粉)이란 간신이 두영에게 접근하기 시작합니다.

 

출신이 미미했던 전분은 처음에는 두영의 집에 들락날락하며 두영에게 아첨을 해댄 인물이었고, 절세미인이었던 누이가 황후가 되는 바람에 벼락출세했던 자였습니다.

 

더욱이 한나라 경제가 사망하고 흉노족을 토벌했던 한무제가 즉위한 뒤에는 무안후에 봉해져서 그의 권세는 오히려 두영을 능가하게 됩니다.

 

한무제

 

이러다보니 두영에게 줄을 댔던 대신들이 이번에는 전분에게 줄을 스며 아첨을 떨기 시작합니다.

 

이런 상황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자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강직하고 호걸인 장군 관부(灌夫)였습니다.

 

그는 두영과 막역한 사이였고, 그와 자주 술잔을 나누고 이런 세태에 대해 공감하고 같이 한탄을 하고 있었지요.

 

이후 전분이 연왕 유가의 딸을 첩으로 들이게 되어 그의 집에서 성대한 잔치가 벌어집니다.

 

두영과 관부 두 사람 역시 참석하게 되는데요, 그런데 이 자리에서 그만 불상사가 일어나고 말지요.

 

전분이 술을 권했을 때 다른 사람들은 모두 엎드리고 축하를 표했지만, 두영이 손님의 입장에서 잔을 들고 건배를 제의했을 때는 아무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이러자 화가 난 관부는 잔을 들고 직접 전분에게 건배를 제의하기에 이르고, 전부는 이미 마셨다며 건배를 받지 않게됩니다.

 

머쓱해진 관부는 전분의 추종자인 관현에게도 제의했으나 다른사람과 대화중이라 이를 무시하지요.

 

이에 더욱더 화가난 관부는 잔을 던지며 "어찌 이리 무례할 수 있단 말이냐"라며 큰 소리로 난동을 피웁니다.

 

덕분에 잔치는 엉망이 되어버리고, 잔치에 모인 사람들은 슬슬 자리를 뜨기 시작하지요. 

 

화가난 전분은 관부를 옥에 가두게되고, 두영은 이 사실을 한무제에게 상소로 알립니다.

 

두영

 

한무제는 다음날 조회 자리에서 이 문제를 언급하며 시시비비를 가리고자 했으나, 두영과 전분 두 사람 모두 각자의 의견만을 주장할 뿐 나머지 잔치에 참가한 사람들은 침묵하게 됩니다.

 

이에 한무제는 어느쪽의 손도 들어주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화를 내며 조회자리를 나가버립니다.

 

이 행동은 훗날 수서양단(首鼠兩端)이라는 고사성어의 유래가 됩니다.

 

이 일이 전분의 누이 왕태후에게 알려지자 그녀는 열이 받아 한무제를 찾아가 자신의 집안을 모욕했다며 따지기 시작하지요.


3. 비참한 최후

곤란한 입장에 처한 한무제는 어쩔 수 없이 형식적인 탄핵 절차를 통해 두영을 "주군기만죄"로 옥에 가두게 됩니다.

 

난처한 두영은 선제였던 경제로부터 받아 두었던 황제 친견의 특혜(면책특권)을 사용하기로 합니다.

 

한무제

 

이는 비상시에 황제를 1:1로 대면할 수 있는 특권으로 한무제를 직접 알현하여 전후 사정을 설명하고 용서를 구할 생각이었지요.

 

그러나 이는 불길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고 마는데요.

 

조정 내부가 이미 전분의 세력으로 가득찼고, 왕태후의 입김이 드셌지요.

 

결국 두영에게는 유조위조죄라는 죄명이 추가로 뒤집어 씌이게 됩니다. 이 죄의 형벌은 사형 뿐인 중죄였습니다.

 

이 사실에 두영은 머리를 치며 탄식을 하게되며, 자신을 알아주던 유일한 친구인 관부가 이미 가족들과 함께 모두 처형당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서 좌절합니다.

 

이에 두영은 곡기를 끊고 죽을날만 기다리는데, 어느날 옥을 관리하던 사람이 가만히 그에게 말을 걸게 됩니다.

 

 

"내년 여름까지만 참고 견디시면 특별사면이 되다고 합니다"

 

이 예기에 두영은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희망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나 이 무렵 수도 장안성안에는 이런 유언비어가 떠돌게 됩니다.

 

"두영은 옥중에서 반성은 커녕 황제를 욕하는 소리만 늘어놓고 있다"

 

이는 전분과 왕태후가 꾸며낸 이야기였지만 소문을 들은 한무제는 몸시 화가나 두영을 사형에 처하게 됩니다.

 

이 사건 이후, 주동자 전분 역시 반란에 휩싸여 거열형으로 죽게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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