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이야기

직원의 주문실수로 한순간에 망해버린 한맥투자증권 전설의 이야기

cky0214 2024. 3. 2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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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옵션 시장에서 전설이 된 사건이 있습니다.

 

2013년 한맥투자증권의 파생상품 거래를 담당하던 직원의 사소한 실수로 회사는 단 몇 분만에 수백억원의 손해를 입고 결국 파산하고 맙니다.

 

모든 것이 전산화되어 있는 증권시장에서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지요.

 

한맥투자증권

 

이 사건으로 최근까지 재판이 진행되었었습니다.

 

이번 post에서는 한맥투자증권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루보사태에 대한 post도 같이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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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맥투자증권 주문실수


1. 한맥투자증권 주문실수 사건

한맥투자증권은 선물을 거래하는 증권사였으며 본사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25번지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1991년 진로그룹 계열 선물회사 우신선물이 전신이며 1997년 모 그룹 진로 부도 후에 폐업될 뻔 했지만 1998년 심혁 등 3명이 인수하여 한맥선물로 회사명이 바뀌었지요.

 

2004년 미국 레프코 그룹에 인수되고 한맥레프코선물이 되었으나 2006년 레프코 측이 지분을 빼면서 한맥선물로 돌아갔다가 2009년 증권사로 전환됩니다. 

 

 

그런데 2013년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하여 파산의 위기에 처합니다.

 

운명의 2013년 12월 12일 쿼드러플 선물옵션 만기날, 한맥에서 수치 입력을 위탁받은 업체의 직원이 옵션 가격 변수인 이자율 계산에서 실수를 해버립니다.

 

원래는 옵션 이자율 계산은 잔여일/365로 계산하는 것이 맞는데, 이 직원은 분모를 0으로 입력해버리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한 것이죠.

 

한맥투자증권 주문실수

 

"잔여일/0"이라고 실수로 입력하는 바람에, 옵션이 모든 상황,언제든지 이익 실현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프로그램이 막대한 양의 거래를 체결해버린 것이지요.

 

이 직원은 뒤늦게 실수를 깨닫고 바로 전원은 뽑았으나 2분(143초)동안 이미 3만 7900건의 옵션 거래가 이루어졌고 이로 인해 총 462억원의 손실이 발생해버립니다.

 

이 거래로 인해 코스피는 15분간 폭등과 폭락을 왔다갔다했는데 당시 타 증권회사들은 원인을 알 수 없어 카오스에 빠집니다.

 

한맥의 대표는 한국거래소에 거래 취소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구제신청을 하라는 답변만을 받습니다.

 

그런데 이 구제 신청은 각 거래마다 따로 해주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고, 결국 전 직원이 일일이 거래 하나씩 구제신청을 했지만 신청 기한이 장 종료인 오후 3시 30분까지라 불가능했지요.

 

결국 결제 시한인 다음날 12월 13일 오후 4시까지 결제대금을 모두 납입하지 못하여 결국 파산위기에 처합니다. 

 

한맥투자증권 주문실수

 

한맥투자증권은 거래 상대들을 찾아다니며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다녔는데, 같은 한국 증권계에서는 이익금을 반환해주어 20억 정도는 돌려받았습니다.

 

그러나 360억의 최대 이익을 본 미국 헤지펀드 Cassia Capital이 거부하면서 돈을 받지 못하지요. 

 

이 사건 이후 직원 75%가량을 권고사직하고 자구책을 마련하며 노력했지만 결국 2015년 2월 16일 파산해버리고 맙니다. 

 

 

이에 대해 파산관재인인 예금보험공사는 한국거래소의 시스템 미비로 회사가 파산했으니 한국 거래소의 잘못이라며 소를 제기했으나 기각됩니다.

 

증권가에선 이 같은 거래 사고를 팻 핑거(Fat Finger, 뚱뚱한 손가락)라고 합니다. 


2. 이 후 재판 상황

2014년 역으로 한국거래소가 손해액을 대신 낸 대금 중 한맥투자증권이 한국거래소에 예치한 공동기금을 공제한 411억 5400만원에 대한 구상권을 예금보험공사에 청구했습니다.

 

한맥증권측은 "사고는 민법상 착오로 발생했으니 거래는 취소되어야 하고 거래금 또한 반환되어야 한다"라며 캐시아캐피탈을 상대로 2014년 3월 소송을 냈고, 한맥이 파산하자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된 예금보험공사가 이 사건을 넘겨받게 됩니다.

 

예금보험공사는 손실금 360억원을 복구하기 위해 항소를 계속했구요. 

 

한맥투자증권 손실액

 

그러나 2023년 5월 14일 거래소측이 1,2심, 대법원까지 최종 승소하게 되었지요.

 

대법원에서는 "단순히 한맥증권이 제출한 호가가 당시 시장가에 비춰 이례적이라는 사정만으로 캐시아캐피탈이 착오를 알고 이용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예금보험공사가 패소한 1,2심 판결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 사건 이후 한국 거래소는 이와 같은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실시간 호가제한, 착오거래 구제제도, 사후증거금 요건 인상같은 여러 제도를 도입하게 됩니다. 

 

당시 증권사에서 일하고 있던 유명 유투버 슈카님이 당시 상황을 겪었다고 합니다. 

 

한맥투자증권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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