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사자성어는 고대의 역사에서 유래한 것이 많습니다.
선조들의 경험과 지혜가 묻어있으며,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적용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지요.
결국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사는 사회에서는 비슷한 갈등과 상황이 지속된다는 것이지요.
이번 page에서는 어려운 상황, 그리고 사람사이의 관계에 대한 사자성어, 고사성어 3가지 알아봅니다.
백척간두 / 병입고황 / 백안시
1. 백척간두
백척간두의 한자는 아래와 같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百 | 尺 | 竿 | 頭 |
일백 백 | 자 척 | 낚시대 간 | 머리 두 |
백척간두는 100척이나 되는 높은 장대위에 올라섰다는 뜻입니다.
그 모양새가 매우 위태롭기 때문에, 현재 상황이 몸시 힘들고 어렵고 위태위태 하다는 속 뜻을 가지고 있지요.
현대의 중국어에서는 한국과는 조금 다르게 쓰이는데요, 이 백척간두 단독으로 사용하지는 않고 "백척간두갱진일보"로 사용하는데 그 뜻은 현재 잘하고 있지만 더 잘하자라는 뜻으로 쓰인다고 합니다.
1.1 유래 일화
중국 당나라 시인인 오융의 "상인"이라는 한시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금의 1척은 약 30cm인데 당시에는 약 24.5cm였습니다. 100척이면 24.5m였고 이 정도 높이에 사람이 서있다가 떨어지면 결코 온전치 못하지요.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구요.
꼭 100척이 아니더라도 100이라는 숫자는 매우 큰 숫자로 생각하면 되는데, 이만큼 높은 곳에 올라갔다고 보면 되겠지요.
불교 선종의 화두 중에는 "백척간두일진보"라는 구절이 있는데요. 100척의 장대 위에 올라간 상황에서 한 발을 더 내딛을 수 있겠느냐?라고 하는 구문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해석은 다양할 수 있는데, 정설로는 일단 발을 떼어야 더 높아질 수 있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불교의 구문이지만 유교에서도 이를 받아들여 학문을 발전시키기 위한 어떤 정신 자세로서 사용했다고 합니다.
2. 병입고황
병입고황의 한자는 아래와 같습니다.
病 | 入 | 膏 | 肓 |
병 병 | 들 입 | 명통 밑 고 | 명치끝 황 |
병입고황은 병이 고황에까지 이르렀다는 사자성어로 사람의 목숨까지 위협하는 난치병, 불치병을 일컫는 말입니다.
현재는 이 의미가 병 뿐만아니고 사람의 어렵고 위태로운 상황, 꼬여있어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를 비유하는 말로도 사용됩니다.
줄여서 고황이라고 사용하기도 하며, 스스로도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무언가에 깊이 빠져있는 상태를 말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고"는 심장 밑, 황은 횡경막 위 명치를 뜻합니다.
다른 뜻으로는 나쁜 습관이 몸에 베어 고칠 수 없는 상황을 비유하는 뜻으로도 쓰입니다.
2.1 유래 일화
중국 춘추전국시대 진(晉)나라의 경공은 밤에 꿈을 꾸는데, 꿈에서 키가 엄청 크고 머리를 땅에 닿도록 늘어뜨린 유령이 가슴을 치며 나타나는 모습을 봅니다.
이 유령은 경공에게 자신의 자손들을 죽인 것은 불의한 행동이었으며, 하늘에 계신 천제께 요청하여 그대에게 벌을 줄도록 허락받았다고 하며 집의 대문과 침실의 문을 부수고 들어옵니다. 경공은 너무 무서워 거실로 피했고 유령은 또다시 방문을 부숩니다.
이 때 꿈에서 깨어난 경공은 유명한 무당을 불러 이 꿈에 대해 물어보는데, 이 무당도 경공이 꾼 꿈을 바로 알아맞히며 앞으로는 햇보리를 먹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경공은 그 날로 병이 들고, 전국 각지의 명의를 모셔오게 합니다. 진(秦)나라의 환공은 진(晉)나라와의 우호관계를 위해 최고의 명의인 "완"이란 사람을 보내주지요. 그런데 완이 오기 전에 경공은 또 다른 이상한 꿈을 꾸게 됩니다. 꿈에 병이 2명의 더벅머리 소년으로 변하더니 그 중 하나가 경공에게 말합니다.
용한 의원이 우리 둘을 다치게 할 텐데 어디로 도망가야하나 말하자 다른 한명이 말합니다. 황의 위와 고의 아래 사이에 가 있으면 우리를 어떻게 못할 것이다라고 대답하지요.
이 후 명의 완이 와서 경공을 진맥하고는 안타깝게 말합니다.
"이 병은 다스릴 수가 없습니다. 병이 황의 위와 고의 아래 사이에 있어 침을 놓아도 이르지 않고, 약을 써도 미치지 못하니 치료가 불가능합니다". 라고 말합니다.
꿈에서 2명의 병이 말한대로 위치가 밝혀지자, 경공은 의원을 크게 치하하며 후한 상을 내리고 돌려보내게 됩니다. 시간이 흘러 6월, 경공이 새로 난 보리를 먹고 싶어서 새 보리로 요리한 음식을 올리게 합니다. 그런데 이 때 경공은 무당을 불러 이를 보여주고 이 무당을 바로 사형시켜버립니다.
그리고 그 음식을 먹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배가 부풀어 오르지요. 경공은 급히 화장실로 달려갔지만 그만 빠져 죽고 맙니다.
이 유래는 "좌전"의 성공 10년에 나오는 이야기로 여기서 병입고황이 유래했습니다.
3. 백안시
백안시의 한자는 아래와 같습니다.
白 | 眼 | 視 |
일백 백 | 눈 안 | 볼 시 |
백안시는 한자 그대로 하얀 눈으로 본다, 즉 눈이 뒤집힌 상태로 상대방을 본다는 뜻입니다.
속 뜻은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방에게 냉혹하게 혹은 쌀쌀맞게 대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사람을 흘겨보거나 냉정한 눈길로 무시하는 듯이 대하는 걸 말합니다.
반대표현의 성어에는 청안시가 있지요.
3.1 유래 일화
중국 삼국시대의 유명한 죽림칠현 중 한 사람인 완적은 좋은 집안 태생으로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보고 술을 좋아했으며, 예악에도 뛰어난 재능이 있어 거문고를 잘 연주했습니다.
또 다른 특기가 그에게 있었는데요, 바로 청안(눈동자)과 백안(흰자위)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줄 아는 희한한 특기가 있었습니다.
어느날 완적이 친구와 함께 바둑을 두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그런데 그는 마음의 동요없이 바둑을 끝까지 두었으며 승부를 보고 나서야 2말이나 되는 술을 들이키고 피를 토하면서 대성통곡을 했다고 합니다.
어머니의 상가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지만 완적은 머리를 산발로 하고 조문객을 제대로 응대하지 않고 곡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자신의 청안과 백안으로 조문객을 환영하는지, 환영하지 않은지를 표현할 뿐이었습니다.
다른 죽림칠현으로 친구사이였던 혜강의 동생인 혜희는 유교적인 예의범절을 매우 중요시하는 선이였는데, 완적은 이 혜희를 평소 매우 싫어했었지요. 완적은 그가 조문객으로 오자 백안으로 그를 노려봅니다.
이 소식을 들은 혜강은 술과 거문고를 가지고 완적을 찾아가는데, 그제서야 완적은 청안으로 눈을 돌리고 혜강을 환영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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