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털을 깎으면 털이 다시 자랄 때 굵게 자란다고 말하지만 이게 사실일까요?
이는 주로 시각적 착각과 감각적인 변화에 의한 것일 수도 있는데요.
이번 page에서는 털을 깎은 후에 굵고 짙어 보이는 이유와 실제로 털이 어떻게 자라는지, 이 과정을 생물학적 관점에서 살펴봅니다.
털 깍으면?
1. 털 구조와 생장 주기
털은 모낭에서 자라고, 각 털은 특정한 생장 주기를 따르게 됩니다.
털의 생장 주기는 아래 3가지 단계로 나뉘게 되는데요.
A. 성장기(anagen)
-> 털이 활발하게 자라는 시기로 , 이 시기에는 모근이 활발하게 세포분열하여 털이 길어집니다.
B. 퇴행기(catagen)
-> 성장이 멈추고 모낭이 수축하는 짧은 시기입니다.
C. 휴지기(telogen)
-> 모근의 활동이 멈추며 털이 빠지고 새로운 털이 자랄 준비를 합니다.
모든 털은 이 주기를 반복하며 성장하지만, 털의 종류나 부위에 따라 각 단계의 길이는 달라집니다.
예를 들면 머리카락은 성장기가 수년간 지속되지만, 팔과 다라의 털은 몇 주에서 수개월 정도만 성장기를 갖습니다.
2. 털깎으면 굵게 보이는 이유
이러한 털을 깎는다는 것은 피부 표면위에 드러나 있는 털줄기(shaft)를 잘라내는 행위입니다.
털의 뿌리인 모낭/모근은 피부 아래에 잇으며, 이부분은 깎는 것만으로는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즉, 깎는 행위는 털이 자라는 본질적인 속도나 밀도, 색상, 굵기를 변화시키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털을 깎으면 더 굵게 자란다"고 느끼는 것은 아래와 같은 이유가 있습니다.
A. 끝이 뾰족하지 않아서 더 굵게 보임
깎기 전의 털은 점차적으로 가늘어지면서 끝이 뾰족한 모양을 가집니다.
그러나 면도나 제모를 하면 털이 중간에서 잘려나가므로 상대적으로 굵은 단면이 노출됩니다.
이로 인해 새로 자란 털이 시작적으로 더 굵고 짙어 보입니다.
하지만 털 자체가 굵어진 것이 아니라 잘려진 단면이 굵게 보이는 착시 현상입니다.
B. 털이 동시에 자라나서 더 풍성해 보임
털을 깎으면 모든 털이 일정한 길이에서 다시 자라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일정 시간 후 비슷한 길이의 털들이 한꺼번에 피부 위로 드러나게 되는데, 이 모습이 털이 더 많아졌거나 짙어진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C. 촉감 변화
면도 직후 새로 자런 털은 끝이 뭉툭하기 때문에 손으로 만졌을 때 이전보다 더 뻣뻣하고 거칠게 느껴집니다.
이 감각의 차이도 사람들이 털이 굵어졌다고 느끼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3. 털 굵기, 색, 밀도를 정하는 원인들
털 굵기, 색상, 밀도를 결정하는 요인 중 가장 1번은 바로 유전입니다.
예를 들어 가족 중에 체모가 짙은 사람이 많다면 그 유전적 특성이 후손에게도 그대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호르몬 변화, 특히 안드로겐 계열의 남성 호르몬은 털의 성장을 촉진하고 굵기와 밀도를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사춘기 이후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안드로겐 수치가 변화하면서 체모가 점차 진해지고 굵어질 수 있는데 이 역시 털을 깎아서 굵어졌다는 오해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는 호르몬 변화로 인해 털 자체가 변화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4. 과학적 연구와 오해의 원인
여러 연구를 통해 털을 깎는 것이 털의 성장 속도, 굵기, 색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 입증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1928년 미국의 피부과 의사인 토마스 트로이터는 남성들을 대상으로 면도를 시키고, 일정 기간 후 털의 성장 상태를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깎은 털은 깎지 않은 털과 비교했을 때 굵기나 성장 속도에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다수의 연구가 비슷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따라서 털을 자르면 굵어진다는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는 이야기일 뿐이지요.
그러면 왜 이런 오해가 퍼졌을까요?
이는 복합적인 요소들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시각적 착각, 감각적인 변화, 사춘기와 같은 호르몬 변화시기에 털을 처음 깎게 되는 경험, 문화적 전파 등이 이런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사춘기 청소년이 처음 제모를 제거한 후 자연스러운 호르몬 변화로 인해 점차 체모가 짙어지면 털을 깎아서 그런 것으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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